평가전은 완벽하게 끝냈다. 이제는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오릭스 버팔로스 이대호(30)가 첫 관문을 훌륭하게 통과했다. 지난 1일 지바 롯데 마린스전을 끝으로 10차례 실전 평가전에서 최고조의 타격감을 자랑하며 4번타자 1루수로 팀 내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제는 2차 관문에 돌입한다. 3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가 바로 그 무대. 평가전보다는 조금 더 센 투수들이 나오게 된다.
2차례 자체 평가전 포함 10차례 연습경기에서 이대호는 19타수 13안타 타율 6할8푼4리 2타점 3득점 3볼넷을 기록했다. 안타 13개 중 장타는 2루타 2개가 전부. 홈런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지만 무안타 경기는 1경기뿐이었고,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으로 놀라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연습경기라 하더라도 10경기에서 7할에 달하는 타율은 어마어마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대호 특유의 '부챗살' 타법이 연습경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안타 13개 중 좌측으로 잡아당긴 건 5개. 가운데로 친 안타가 3개, 우측으로 밀어친 안타가 5개나 된다. 부드러운 스윙으로 코스를 가리지 않고 좌중우로 고르게 타구를 보내고 있다. 결정적으로 23타석 동안 한 번도 삼진을 당하지 않으며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에 확실한 대처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대했던 홈런은 하나도 없었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이대호는 "지금은 투수들의 공을 보는 데 집중하는 시기다. 홈런은 시즌 개막하면 보여드리겠다"며 홈런보다 적응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밝혔다. 스스로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다"며 여유를 잃지 않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대호에게 관록이 느껴진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첫 해 준비기간인데도 급하게 서두르지 않는다.
시범경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시즌 개막 전까지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연습이 아닌 '공식' 경기이고, 시즌이 임박한 시점이기 때문에 A급 투수들도 페이스를 끌어올릴 때다. 경기 집중력도 높아지고, 투수들의 공도 좀 더 좋아진다. 이대호에게는 연습경기에서 최고조에 달한 타격 사이클이 내려갈 타이밍이기도 하다.
이대호는 연습경기 맹활약에 대해 "에이스급 투수들이랑 붙지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기분이 들지 않는다. 안타를 치든 볼넷을 얻든 특별한 기분이 없다"고 말했다. 모든 초점은 시즌 개막 이후에 맞춰져 있다. 그는 "시즌 중 더 강한 투수를 만나게 될 수 있지만 개막까지 나도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말로 자신감으로 나타냈다.
이대호의 시범경기 첫 상대는 한신 타이거즈. 3일 고치 아키 구장에서 2차 관문에 들어간다. 강렬한 연습경기에 이어 시범경기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한 가지 확실한 건 시즌 개막 전까지 욕심없이 적응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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