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이것이 구라스타일"..돌아온 김구라, 반갑다 '직설화법'

라데츠(radetz) 2012. 9. 14. 12:43

 

 

5개월 만에 마주 대하는 카메라였다. 긴장은 됐지만 이 또한 기분 좋은 설렘이다. 13일 tvN 현장토크쇼 '택시'로 돌아온 김구라는 긴장감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았다. 정중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선 김구라는 시청자들에게 조심스럽게 인사를 전했다. 현장에는 5개월 전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당시 그의 곁을 지켰던 김성주가 다시 한 번 자리해 함께 허심탄회한 입담을 풀어냈다. 김구라는 본연의 직설화법으로 소통했다. 때로는 가슴 속 이야기로, 때로는 예리한 통찰력으로 농담을 건네는 그만의 직설적 화법은 여전한 '예능 고수'의 진면목을 엿보게 했다.

▶ 데뷔 20년 만에 맞은 고비, 그리고 깨달음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문제의 사건 이후 5개월 만이다. 당사자로서는 복귀 시기를 두고 수없이 고민을 거듭했던 터. 그럼에도 정공법을 택한 것은 '여기서 방송을 안 하면 그냥 얼굴 알려진 한심한 놈이 될 것' 같았던 이유에서다. 20년 동안 모든 걸 바쳐서 해왔던 방송 일이다.

김구라는 "방송이 만들어준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고, 대중의 용서라는 전제가 있다면 꾸준히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물론 아직까지 노여움을 풀지 못한 여론도 의식하고는 있다.

하지만 앞으로 조심스럽게,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아직까지 노여워 하시던 분들을 제가 인지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사과를 하면 조금씩 누그러지시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5개월이다. 김구라는 그 5개월간 많은 깨달음을 얻고 돌아왔다. 과거 동료 연예인들에게 험한 말을 했던 것부터 까맣게 잊고 지냈던 문제의 발언까지. 중요한 것은 언젠가는 부메랑이 돼 그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가장 큰 아픔은 가족에게 고통을 안겨줬다는 점이다. 사건이 터지고 난 뒤 아들 동현이의 학교와 장모의 식당까지 취재진이 찾아왔다는 이야기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그다.

김구라는 "가족이 겪은 고충이 안타까웠다. 방송을 하는 사람이 카메라를 피해야 한다는 게 참 그렇더라"라며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 김구라 말말말, 예능은 안 보고 시청률 기사 챙겨봤다?

역시나 솔직했다. 쉬는 기간 예능을 챙겨봤냐"는 질문에 "내 속이 좁은 건지 모르겠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안 보게 되더라"는 답변이 되돌아온다. 그러면서도 시청률 기사는 꼼꼼히 챙겨봤다는 이야기로 웃음을 선사했다. 본인이 출연했던 프로그램에 애착이 컸던 그이지만 시청률을 챙겨 보는 기분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묘했다.

김구라는 "이게 참 그런게 내가 없어서 망해도 그렇고, 너무 잘돼도 그렇다. 약보합 정도라고 할까. 쉬면서 별의별 생각이 다들었다"고 전했다.

그의 복귀를 두고 동료 연예인들의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다. 신동엽, 신현준, 김국진, 이정용, 김경진, 김응수 등 평소 김구라와 친분을 자랑하던 동료 선후배들의 응원이 이어져 따스한 정을 엿볼 수 있었다. 이 가운데 김구라가 던진 한 마디. "내가 보니까 딱 '붕어빵' 녹화장 훑었네."

김구라는 "딱 보니까 '붕어빵' 녹화장 훑고 '코미디 빅리그' 갔네. 공을 들인 인터뷰는 신현준, 김응수씨 정도인가"라고 말해 현장을 포복절도케 했다.

▶ "진심 어린 대화로 소통할 터"

그가 '택시'를 복귀작으로 택한 것은 프로그램의 성격상 그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았던 이유에서다. 김구라는 "다른 프로그램보다는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속 깊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덧붙였다.

이날 '택시'에 승차한 김구라는 운전대를 잡지는 않았지만 발군의 진행으로 추후 방송을 기대케 했다. 특히 '택시' 유력한 MC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전현무의 이름을 언급하며 김성주와 농담 어조로 비교를 하는 장면은 김구라 특유의 예리한 분석력이 빛난 대목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방송 말미에는 씨스타 효린이 게스트 출연을 예고해 기대감을 더해줬다. 씨스타 효린, 슈퍼주니어 규현, 배우 조형기와 방송인 사유리 등 김구라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스타들이 게스트로 함께 한 '김구라의 고맙습니다' 편은 20일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