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야구 선수들에게는 주 포지션이 있다. 김현수(23, 두산) 좌타 좌익수, 최희섭(32, KIA) 좌타 1루수, 이대형(28, LG) 좌타 중견수.
보통 타석에서는 좌타 또는 우타, 수비에서도 크게 내야수 또는 외야수, 수비에서 좀 더 능력이 있다거나 팀 상황에 따라서 이대호(29, 롯데)처럼 우타 1루 또는 3루수가 된다.
그러나 '팔방미인' 서동욱(27, LG 트윈스)는 자신의 주 포지션이 없다. 지난 2003년 경기고를 졸업한 서동욱은 수비와 타격에서 빼어난 재능을 보이며 2차 1라운드 전체 4번으로 KIA에 입단했다. 고교시절 그의 수비 포지션은 유격수, 타격은 오른쪽에서만 쳤다. 그러나 그는 프로에 입단 후 상무를 거쳐 LG로 이적한 뒤 스위치 타자로 변신했다.
수비 역시 프로 입단 후 유격수를 비롯해 내외야에서 훈련을 받았다. 특히 수비에서는 1루수, 2루수, 3루수, 좌익수, 우익수, 중견수도 가능하다. 현재 유격수로 출장은 하지 않지만 고교시절 경험이 있는 만큼 투수와 포수를 뺀 모든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
그 때문에 서동욱의 가방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배로 무겁다. 보통 선수들은 자신의 포지션에 맞는 글러브 하나와 보조 글러브 2개를 챙겨 다닌다. 그러나 서동욱은 1루수 글러브, 2루수 글러브, 3루수 글러브, 외야수 글러브에 연습 글러브까지 5개나 된다.
"가장 자신있는 포지션이 어디냐"는 질문에 서동욱은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나도 모르겠다. 가장 자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포지션은 없는 것 같고…"라며 한참을 생각한 뒤 "음, 어느 곳 딱히 잘하는 곳은 없는데 그때그때 팀에서 필요로 하는 곳에서 뛰니까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서동욱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 2회 1사 1,2루 상황에서 윤진호 대타로 출장해 솔로 홈런을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1도루로 맹활약 7-3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깜짝 대타로 나선 서동욱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서까지 펄펄 날았다.
올 시즌 서동욱은 35경기에 출장해 2할2푼5리의 타율(89타수 20안타)에 4홈런 1타점 10득점을 기록 중이다. 우투수를 상대로 한 좌타석에서는 2할9푼7리(64타수 19안타)를 자랑하지만 좌투수에게는 4푼(25타수 1안타)에 그쳤다. 왼쪽에서 친 타율을 오른쪽에서 다 까먹다. 홈런 4개 역시 모두 좌타석에서 나왔다.
프로에서 한 포지션도 제대로 소화하기 힘든 것이 현실인데 반해 서동욱은 어떻게 이 많은 위치를 소화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서동욱은 다른 사람에 비해 운동 신경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염경엽(43) LG 수비 코치는 "(서)동욱이는 아직은 수비 때 섬세함이 부족하지만 성실하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칭찬했다.
'한국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3연타석포' 이대호, 2년 연속 타격 7관왕 가능할까 (0) | 2011.05.26 |
|---|---|
| 이대호 '몰아치기' 시작…40홈런 시동 (0) | 2011.05.26 |
| 조인성, 감독의 진짜 믿음을 이끌어내다 (0) | 2011.05.26 |
| 리즈의 '고질병', 잘 나가는 LG의 걱정거리 (0) | 2011.05.26 |
| 조용함에 숨겨진 글로버의 야구사랑 (0) | 2011.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