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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10승’ 주키치, “포스트시즌 진출만 생각한다”

라데츠(radetz) 2012. 7. 31. 23:01

 

 

"10승을 올린 것은 기분 좋지만 팀이 우선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

LG의 좌완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30)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달성한 것에 대한 소감과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의지를 전했다.

주키치는 지난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시즌 13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팀의 6-1승리를 도왔다. 이로써 주키치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10승 고지를 밟았다. LG 프랜차이즈에서 외국인 투수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거둔 것은 주키치가 최초다.

28일 경기 전 주키치는 지난 등판을 회상하면서 “10승을 올린 것은 다행이지만 솔직히 지난 경기서 내 투구는 엉망이었다. 6점은 내줄만한 투구였다”며 “체인지업이 안 떨어졌다. 이호준한테 이전 경기에서 체인지업이 공략 당했는데 잊어먹고 또 던졌다. 내 판단이 잘못됐었다”고 냉정하게 자신의 투구 내용을 평가했다.

시즌 초반 다승·평균자책점·투구이닝 부문에서 선두를 질주했던 주키치는 전반기 막판부터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상태다. 7월 평균자책점이 4.29에 이르는데 7일 잠실 두산전에서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승리에 실패했고 전반기 막판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일주일에 3번 등판하다가 2패만을 안으며 아홉수에 시달리는 것 같았다.

주키치는 최근 부진과 관련해 “최근 안 좋았고 포수와의 호흡에도 아쉬운 면이 있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모두 극복해야할 과제고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상대 타자들이 매번 나에 대해 연구하지만 나 역시 상대 타자들을 공부한다. 최근에는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면서 타자들의 노림수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고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이날 주키치는 시즌 10승을 달성했음에도 김기태 감독에게 벌금 10만원을 전했다. 김기태 감독은 당황하며 주키치가 내민 10만원을 받지 않았지만 주키치는 “어제 경기 중 주심의 보크 판정으로 마운드 위에서 흥분했다. 주심의 볼 판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노출했었다”라며 “투수조 조장 김광삼과 이런 부분에 있어서 벌금을 내기로 정했다. 하면 안 되는 행동이기에 내 스스로 이를 억제하려고 한다”고 자신의 작은 행동 하나가 팀 분위기를 깨뜨려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주키치와 김광삼은 이런 부분 외에도 마운드 위에서 손톱를 깨물다가 들킬 경우 벌금 1000원씩을 적립하기로 한 상태다.

 

 

 

한편 주키치는 2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자신의 10승 달성보다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키치는 “작년에도 10승을 올렸는데 팀은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올 시즌도 4위 밖에 위치한 상태다. 팀 성적이 좋지 않다면 내가 몇 승을 올렸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팀 전체가 더 분발해야한다. 올해 투수진이 작년보다 낫다고 본다. 봉중근이라는 확실한 마무리투수가 생겼다. 이는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차이다. 리즈와 김광삼 모두 다음 등판에서 지난 등판보다 잘 던질 거라고 믿는다. 나 역시 다음 주에는 더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다”고 선발 마운드가 자리 잡는 게 급선무임을 밝혔다.   

이어 주키치는 여전히 올 시즌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믿는다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키치는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 7월말 14.5경기 차이를 극복한 적이 있다. 8월이 끝났을 무렴 2.5경기차까지 따라갔고 결국 우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었다”고 지난 날을 돌아보면서 “지난 한 달 동안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우리 팀은 여러 부분에서 작년보다 발전됐다. 특히 수비가 지난 시즌보다 훨씬 좋다. 비교가 안 된다. 오지환이 많이 성장했고 서동욱도 안정세를 찾았다. 공격력도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정성훈까지 합류해 타자들도 다 돌아왔다. 할 수 있다”고 LG가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주키치는 한국에서의 생활에 만족을 표하면서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이 11승이다. 이제 2승만 더하면 내 최고 기록을 한국에서 세우게 된다. 시즌 전 목표는 15승이었다.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과 15승 달성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며 “어제 장모님이 귀국하셨는데 장모님을 비롯해 우리 가족 모두가 한국을 좋아한다. 나 역시 한국에서 야구가 잘 되고 있다. 이제 무언가 큰 업적을 남기는 일만 남았다”고 시즌 후반 피치를 올릴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