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통산 10차례 우승을 이끈 명장 출신 김응룡(71) 전 삼성 라이온즈 사장이 현장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김 전 사장의 한 측근은 12일 "김 감독님께서 야구를 통해 부와 명예를 얻은 만큼 야구를 위해 모두 되돌려주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측근은 "이미 (현장 복귀에 대한) 마음을 굳힌 상태"라고 덧붙였다. 동기생으로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왕년의 라이벌' 김성근(고양 원더스) 감독으로부터 자극을 받은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 전 사장은 2010년 12월 삼성 라이온즈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난 죽을때까지 야구인이다. 그 신분이 어디 가겠냐. 사장은 잠깐 스쳐지나가는 자리"라며 전 사장, 전 감독 등 다양한 호칭 가운데 "야구인 티가 나는 전 감독이 제일 좋다"고 '평생 야구인'을 강조한 바 있다.
프로든 아마추어든 현장에 복귀하더라도 '무보수 원칙'은 반드시 고수할 생각. 이 측근은 "최근 들어 김 감독님께서 '마지막으로 야구 발전에 공헌하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현장에 복귀하시더라도 자원봉사 차원의 활동을 고집하신다. 만약에 보수를 받게 된다면 100% 전액 기부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일원에 위치한 자신 소유의 땅 3000평(약 9918m²)에 리틀 야구장 건립을 추진하는 등 야구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지금껏 야구인이 사재를 털어 어린 야구선수들을 위해 야구장을 짓는 것은 김 전 사장의 사례가 처음이다.
한편 김 전 사장은 선수 시절에는 국가대표 중심타자로 명성을 날렸고 프로 감독으로서도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프로야구 감독 출신 가운데 최초로 삼성 감독을 거쳐 구단 CEO에 올라 귀감이 되기도 했다. 부산 성지초등학교, 개성중, 부산상고를 거쳐 우석대를 졸업한 그는 개성중 1학년 시절부터 포수로 야구를 시작했다.
한일은행 소속으로 1965년부터 2년 연속 홈런왕을 수상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고 이후 1972년 은퇴해 한일은행 감독에 부임,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국가대표 사령탑으로도 맹활약했고 1982년 10월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 전신) 사령탑으로 취임, 1983, 1986, 1987, 1988, 1989, 1991, 1993, 1996, 1997년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최고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2001년에는 삼성으로 자리를 옮겨 2002년 팀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한국 야구 최고의 명장 김 전 사장의 현장 복귀 소식이 야구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최근 한국야구계는 60, 70대 베테랑 감독들의 현역 바람이 불고 있다. 김성근(70) 감독이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사령탑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며 유망주들을 키워내고 있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국민감독' 호칭을 얻은 김인식(65)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이 내년 2월 시작되는 제3회 WBC 사령탑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등 노장들의 현장 복귀 움직임이 도드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70대인 김 전 사장이 현장 복귀 의지를 보이고 있어 새로운 트렌드가 될지 지켜볼만 하다. 김 전 사장이 현장에 복귀하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형성됐던 김응룡-김성근-김인식의 '야구 삼국지'가 재현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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