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려운 질문이다".
삼성 류중일(49) 감독은 1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재계약에 대한 질문에 곤란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임창용이 내년시즌 야쿠르트와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다. 오가와 준지 감독이 임창용을 전력 외로 분류하고, 나머지 외국인선수들과 재계약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한국프로야구 원소속팀이었던 삼성에게 모아졌다. 삼성은 지난해 8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한 이승엽을 복귀시킨 바 있다. 1999~2003년 5년간 삼성에서 이승엽과 투타 중심으로 활약한 임창용을 데려올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그러나 삼성은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 아직은 야쿠르트 소속
류중일 감독은 "지금은 어떤 말도 하기 어렵다. (팔꿈치) 수술을 하고, 재활 기간에 있지 않나. 일본 내 다른 팀에서 창용이를 데려갈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임창용은 지난 2010년 시즌을 마친뒤 야쿠르트와 2+1년 재계약을 맺었다. 3년째계약은 구단이 옵션을 갖는 형식. 계약 2년째 된 임창용은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이상을 일으키며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 7월5일 수술받고 재활 들어갔다.
가장 중요한 건 임창용이 아직 야쿠르트 선수이고, 재계약 불가는 시즌 종료 후 결정될 일이라는 사실이다. 앞으로 일이 또 어떻게 흐를지 아무도 모른다. 여기에 임창용도 자신의 진로를 놓고 어떤 의중도 확인되지 않았다. 올.시즌 초에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자신의 진로에 고민할 선수에게 ‘친정팀’의 감독이라고 먼저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기존 선수단 사기진작
삼성은 지난해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된 어느날 "FA 이대호를 영입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류 감독이 무심결에 "뭐 어차피 승엽이가 올텐데"라고 답했고 이게 '이승엽 자리 비어놨다'로 전해졌다. 류 감독은 "그때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내가 실수했다. 그 일 이후 (같은 포지션) 채태인이 흔들렸다"고 떠올렸다. 괜한 설화로 선수단사기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했다.
삼성은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정까지 매직넘버 15을 남겨두고 있다. 2위 롯데에 3경기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년 연속 1위가 유력한 상황이지만 롯데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중요한 시점에서 선수단을 흔들 수 있는 외부요소를 차단하겠다는 심산이다. 물론 야수로 포지션 있는 이승엽과 달리 임창용은 투수라는 점에서 포지션 경쟁자들에 미칠 영향은 적다. 하지만 돌다리도 확실히 두드리고, 건너고 싶은 게 류 감독 심정이다.
▲ 어차피 우선권은 삼성
류중일 감독은 "어차피 앞으로 시간은 많다. 우리팀에게 창용이에 대한 우선권이 있지 않나. 천천히 생각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임창용은 지난 2007년 시즌을 마친 뒤 삼성 구단의 동의하에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고 한국으로 돌아올 시 당연히 그에 대한 우선권도 갖고 있다. 또한 임창용은 지난 7월초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내년 5월 이후에야 실전 피칭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굳이 서두를 필요 없다.
지난 1995년 해태에서 고졸우선으로 지명돼 프로.데뷔한 임창용은 트레이드를 통해 1999년부터 2007년까지 9년간 삼성에서 뛰었다. 2004년 시즌을 마친 뒤 삼성과 3년 FA 계약을 할 당시 '해외 진출을 원할 경우에는 자유롭게 풀어준다'는 조건을 달았고, 3년이 지난 뒤 임창용이 일본 진출을 선언하자 삼성에서도 조건없이 풀어줬다. 삼성에서 임의탈퇴 신분으로 풀린 그가 복귀할 경우, 무조건 원소속팀 삼성에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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