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WBC

[WBC] '타석당 투구수 5.9개' 공포의 이용규 놀이

라데츠(radetz) 2013. 3. 5. 13:28

 

 

국제대회에서도 명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야구대표팀 공격 첨병 이용규(28·KIA)가 WBC에서도 공포의 '용규 놀이'를 벌이고 있다. 상대에게는 공포스러울 정도로 집요하다. 

이용규는 이른바 '커트 신공'으로 유명하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집요하게 파울로 커트하며 투수를 괴롭힌다. 지난 2010년 8월29일 광주 넥센전에서는 박준수를 상대로 무려 20개의 공을 던지게 하며 역대 프로야구 한 타자 최다 투구 신기록을 쓴 바 있다. 당시 4구 이후 무려 15개의 파울을 만들어냈다. 어떤 공이든 파울로 커트하고 보는 이용규의 집요한 승부근성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이용규의 놀이가 여전하다. 이용규는 1라운드 B조 예선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2타수 무안타로 안타는 없었지만 볼넷 2개를 골라냈고, 호주전에서는 3타수 2안타 2볼넷 1득점으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하지만 보여지는 기록 이상으로 대단한 게 바로 타석당 투구수이다. 9타석 동안 무려 53개의 공을 던지게 하며 타석당 투구수 5.9개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용규는 지난 2011년 타석당 투구수 4.3개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리그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타석당 투구수 4.1개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장성호(4.3개)-김원섭(4.2개)-최진행(4.2개)에 이어 4위였다. 기본적으로 투수들에게 4개 이상의 공을 던지게 하며 리드오프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WBC에서는 이보다 2개 정도 더 많은 공을 고르고 있다. 

이용규는 9타석 동안 풀카운트 승부만 무려 5차례나 벌이며 투수들의 진을 빼 놓았다. 호주전 8회 5번째 타석에서는 최다 8구까지 보며 볼넷을 골라냈으며 6~7구 승부도 각각 3차례씩 된다. 2구 타격, 4구 타격이 한 차례씩 있었을 뿐 기본적으로 6구 이상 공을 보고 커트하며 투수들의 투구수를 늘렸다. 투구수 제한이 있는 WBC에서 이용규 스타일은 더욱 빛을 보고 있다. 

특히 특유의 커트 능력이 대단하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파울커트가 5개나 된다. 한 타석에서 두 번이나 커트한 것도 2차례가 있을 정도로 국제무대에서도 변함없이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커트 이후 안타 1개를 치고, 볼넷 2개를 얻어내며 투수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악마의 존재감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커트 신공으로 무장한 이용규는 안타보다 두 배 많은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율도 6할6푼7리에 달한다. 또 다른 테이블세터 정근우가 9타수 무안타로 침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규의 고군분투는 한국 타선의 희망이다. 대만전에서도 이용규의 끈질긴 승부가 필요하다. 상대 투수로 하여금 더 많은 공을 던지게 하고, 지치게 해야 한다. 이용규라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