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이다. SSG 좌완 김택형은 올 시즌 초반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김택형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 원정에서 4 대 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팀의 승리를 지켰다. 시즌 6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선두 박해민에게 볼넷을 내준 뒤 홍창기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이어 이상호의 희생 번트로 1사 2, 3루에 몰렸다.
하지만 김택형은 위기에 강했다. LG의 중심 타자인 김현수와 문보경을 상대로 연거푸 삼진을 뽑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김현수를 6구째 승부 끝에 삼진으로 처리했고, 문보경을 3구 삼진으로 잡았다.
김택형은 경기 후 "무엇보다 팀이 개막 후 10연승을 기록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면서 "오늘 중요한 상황에 등판해 그동안의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더 집중해서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 좋은 팀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9회말 김택형의 무실점 호투로 SSG는 개막 후 10연승을 달렸다. 2003년 삼성과 역대 개막 연승 최장 타이 기록이다. SSG 김원형 감독은 "10연승을 하는 동안 매 경기 선수들이 집중력을 보여줘 대기록을 달성했다"면서 "(김)택형이가 잘 막아줘서 승리했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9월 불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김택형은 7세이브를 올리며 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올 시즌 김택형의 활약에 대해 "작년보다 크게 성장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으려면 리그에서 3년 정도는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김)택형이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생각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그만큼 김택형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감독은 "택형이는 내가 상대팀 코치로 봤을 때부터 항상 직구 제구 문제를 드러냈다.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면서도 "작년에 그 부분을 해결했다. 그리고 지금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택형은 제구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변화구까지 선보이며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직전 경기에서 유강남을 상대로 초구 직구를 던진 뒤 평소 쓰지 않던 포크볼을 세 차례 연속으로 꽂았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는 홍창기, 김현수, 문보경 등 좌타자를 상대로 위력적인 슬라이더 실력을 뽐냈다.
이에 대해 김택형은 "위기 상황에서 상대 좌타자가 계속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공략했고,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택형은 자신의 주무기를 슬라이더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김 감독은 "택형이의 변화구 중 포크볼이 주무기다. 지금은 더 완벽해져가는 단계"라며 "잠깐 사이에 새로운 구종을 습득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택형이는 항상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포크볼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슬라이더든, 포크볼이든 상대 타자에게는 위협적인 김택형의 주무기다.
'한국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우영의 코브라볼…좌타자 약점도 삼켰다 (0) | 2022.05.05 |
---|---|
2003년 삼성은 '이승엽 56홈런과 가을 광탈'…2022년 SSG 야구 드라마 '이제 시작' (0) | 2022.04.14 |
"절치부심했는데…" 6G 20타수 1안타. FA 미룬 안타왕, 주전마저 밀리나 (0) | 2022.04.14 |
2경기 연속 QS, ERA 0.00 행진을 하는 KBO 리그 대표 에이스 양현종, 폰트, 루친스키 동시 출격한다…무실점 승리는 과연 누가? (0) | 2022.04.14 |
우주의 기운이 외면한 루이즈? 푸이그마저 ‘엄지척’ 수비는 진짜다 (0) | 2022.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