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2003년 삼성은 '이승엽 56홈런과 가을 광탈'…2022년 SSG 야구 드라마 '이제 시작'

라데츠(radetz) 2022. 4. 14. 15:55

마침내 2003년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역사는 19년 전으로 돌아간다.

2022년 SSG가 2003년 삼성의 개막 최다 10연승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SSG는 13일 잠실 LG전서 4-2로 이기며 개막 10연승, 삼성과 함께 역대 개막 최다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14일 잠실 LG전마저 잡으면 KBO리그 역대 개막 최다 11연승 신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그렇다면 2003년 삼성은 어떤 결말을 맞이했을까. 삼성은 2002년 구단 창단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전력 대부분 2003년으로 끌고 갔다. 야구 팬들이 잘 기억하는대로, 2003년은 이승엽의 시즌이었다. 56홈런으로 아시아 최다홈런 신기록을 세운 시즌이었다.

특히 2003년 6월22일 대구 SK전서 세계 최연소 통산 300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홈런을 허용한 투수가 다름 아닌 SSG 김원형 감독이었다. 이승엽은 그해 10월 2일 대구 롯데전서 이정민을 상대로 56홈런(좌중월)을 터트리며 드라마를 완성했다.

2003년 삼성은 76승53패4무, 승률 0.589로 페넌트레이스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4위를 차지한 SK와의 준플레이오프서 2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시즌을 접었다. 시즌이 끝나고 이승엽은 일본 진출을 선언했고, 마해영은 FA 자격을 얻어 KIA로 떠났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다.

 

그렇다면 2022년 SSG는 어떨까. 시작이 창대했고 끝도 창대할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추신수와 김강민이 현역을 마치기 전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선수단의 팽배한 의지가 있다. 151억원에 김광현을 재영입했고, 방출 시장에서 영입한 노경은도 쏠쏠한 도움이 된다. 메이저리그 90승을 자랑하는 이반 노바에 윌머 폰트도 업그레이드 됐다. 영건 선발 오원석과 마무리 김택형은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장지훈이라는 듬직한 메인셋업맨도 있다. 추신수와 최정이 이끄는 타선은 장타와 해결능력을 겸비했다.

6월에는 박종훈과 문승원이라는 비밀병기까지 있다. 이들의 올 시즌 행보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전력에 들어오면 마이너스는 아니라는 점에서 SSG로선 반길 일이다. 시즌 초반 생산력 좋은 타선이 업그레이드 된 마운드와 시너지를 내며 개막 10연승까지 달려왔다.

김원형 감독은 수 차례 "부상이 없어야 한다"라고 했다. 당연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말이다. 그리고 SSG는 무엇보다 작년보다 마운드가 크게 높아졌다. 때문에 장기레이스는 물론이고 단기전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조건을 갖췄다. 베테랑이 많아 큰 경기에 약하지 않다. 최근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기에, 의욕이 남다르다. 정용진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도 큰 힘이다.

SSG가 14일 잠실 LG전을 잡든 못 잡든, 이미 개막 최다연승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어차피 시즌을 치르다 보면 3분의 1은 지게 돼 있다. 분명한 건 SSG가 내부적으로 큰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이다.

김원형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10연승을 하는 동안 매 경기 집중력을 보여줘 대기록을 달성했다. 선수들이 10연승을 의식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록에 대한 도전보다 팀 분위기가 좋다 보니 '승리를 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 하고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