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PO] 롯데의 작전야구, 최정의 벽 넘을까?

라데츠(radetz) 2012. 10. 15. 20:54

 

 

롯데는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작전야구’로 인천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본 SK의 준비태세도 만만치 않다. 그 선봉에는 최정(25)이 선다. 최정을 뚫어야 롯데도 살 수 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작전을 냈더니 선수들이 잘 못 따라주더라. 준플레이오프 때는 마음껏 휘두르도록 지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작전을 냈다. 1차전부터 스퀴즈 작전이 나왔고 기회 때는 대부분 희생번트를 댔다. 마운드 운영도 과감했다. 평소보다 한 두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재미를 봤다.

롯데 타선은 준플레이오프에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요한 순간 결정타가 터지지 않아 고전했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강민호가 돌아오기는 하지만 불안요소는 남아있다. 때문에 작전야구는 계속될 공산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다. 점수를 짜내 리드를 잡으면 강한 불펜의 힘을 등에 업고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하지만 ‘작전야구’에는 도가 튼 SK의 대비도 확고하다. 이만수 SK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보니 롯데가 정석대로 가는 경우가 많더라”라고 풀이했다. 주자가 루상에 나간 상황에서는 희생번트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SK 벤치의 계산이다. 때문에 SK는 준플레이오프 휴식기 동안 기본기 점검 및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상대 번트에 대비하는 이른바 ‘번트 시프트’는 휴식기 내내 SK의 단골 훈련 메뉴였다.

정경배 SK 수비코치는 “수비만큼은 안전하게 하려고 한다. 번트시프트를 많이 연습했다”라고 귀띔했다. 일반적인 번트 대비는 물론 슬러시 상황을 가정한 훈련도 병행했다. 최대 화두는 안정감이다. 정 코치는 “우리 선수들을 믿지만 큰 경기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부담으로 남는다. 아웃카운트 두 개보다는 하나만 잡는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천천히 하라고 주문 중이다”라고 말했다.

SK의 내야 수비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강이다. 1루부터 박정권-정근우-박진만-최정으로 이어지는 수비 라인업은 기량과 경험 측면에서 의심이 여지가 없다. 그 중에서도 3루수 최정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데뷔 초기까지만 해도 수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최정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리그 최고의 3루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번트 대비에 있어 3루수의 몫이 중요함을 감안하면 든든한 버팀목이다.

정 코치 역시 “번트 처리는 투수들의 몫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워낙 3루가 좋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코치는 “최정이 워낙 잘한다. 번트를 대비해 들어와서도 강습타구를 처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칭찬했다.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 작전에도 유연하게 대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 코치는 “강한 타구를 많이 쳐주기도 했는데 워낙 핸들링 감각이 좋다”라고 최정의 성장 비결을 설명했다.

롯데가 작전 야구를 한다고는 했지만 그 완성도는 아직 미지수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미숙한 장면들이 몇 차례 연출됐다. SK로서는 내야진의 공격적인 압박으로 롯데 타자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는 것이 최선의 답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롯데는 최정을 비롯한 SK 내야수들의 수비벽을 뚫어내야 승리에 이를 수 있다. 플레이오프의 명운을 가를 흥미진진한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