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신인 좌완으로서 기적같은 쾌투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에도 아랑곳없이 자기 공을 거침없이 던졌다. 전매특허가 된 특유의 강력한 팔스윙과 힘찬 키킹에서 비롯된 강속구는 거침없이 포수 미트로 향했다. SK 와이번스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24)은 ‘살아있었다’.
김광현은 2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1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4-1 경기의 승리투수가 되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에 주무기 중 하나인 슬라이더도 141km까지 찍혔다. 그리고 팀은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올 시즌 김광현은 투구 밸런스 문제로 인해 시작이 늦었고 시즌 성적도 8승 5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김광현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있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5피안타(탈삼진 10개) 1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던 김광현은 5차전에서 1⅔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기복이 심했던 만큼 안정감을 심어주지 못해 팀의 고민거리가 되기도 했던 김광현이다.
그러나 29일의 김광현은 5년 전이던 지난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신예로 보여준 특급 쾌투 못지 않은 호투를 보여줬다. 당시 김광현은 8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만을 내주며 탈삼진 9개를 솎아내는 무실점 호투로 상대 에이스인 다니엘 리오스(전 야쿠르트)를 꺾고 선발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김광현을 앞세워 4-0 승리를 거두며 2패 후 2연승을 거둔 SK는 분위기를 타고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던 바 있다. 5년 전처럼 4차전 선발승 주인공이 된 김광현은 이 승리로 시리즈 승패 향방을 원점으로 맞추며 삼성을 긴장시키고 소속팀 SK의 분위기를 띄웠다.
5년 전과의 공통점은 또 있다. 2007년 4차전에서 SK는 조동화-김재현의 연속타자 홈런포로 승기를 잡으며 어린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4회 박재상의 선제 우월 솔로포에 이은 최정의 좌월 솔로포로 연속타자 홈런이 터지며 청년 김광현의 부담을 줄여줬다. 3회까지 상대 선발 미치 탈보트와 무실점 대결을 펼치며 초반 투수전을 전개했던 김광현은 이 연속타자포로 더욱 자신있게 자기 투구를 보여줬다.
최근 2년 연속 10승 미만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긴 김광현이지만 그는 아직 한국야구의 아이콘이 될 만한 주축 좌완 에이스이며 동시에 SK 투수진의 상징 중 한 명이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의 난조로 기대감을 불안감으로 바꿨던 김광현은 자신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알리며 팀의 리버스 스윕 꿈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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