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WBC

[WBC] 다시보는 WBC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나‘

라데츠(radetz) 2013. 3. 6. 12:10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한국 선수단이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경기 후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대표팀은 주연이 아닌 조연이었다. 앞선 두 대회에서는 4강, 결승전에 진출하며 한국야구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렸지만 이번에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어디서부터 꼬였고 어떤 중요한 것들이 부족했나?

 

이번 대회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한국은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팀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인 선수 선발과 조별 리그에서 가장 중요했던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삐걱거렸다.

 

한국은 최초에 구성했던 예비 명단에서 7명이나 선수가 바꿨다. 당초 원했던 대표팀을 꾸리지 못한 것이다. 봉중근(LG), 김광현(SK), 김진우(KIA), 홍상삼(두산), 이용찬(두산)이 부상으로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신시내티 레즈)는 소속팀 적응 문제로 출전을 고사했다.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0-5로 패한 것은 끝까지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타자들은 네덜란드 투수들에게 고전하며 4안타에 그쳤다. 또한 에이스 윤석민, 필승조와 마무리 투수인 정대현, 오승환을 투입하고도 중간 투수들의 부진으로 인해 5점을 내준 점이 아쉬웠다. 네덜란드전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WBC 대표팀은 지난달 11일 소집됐다. 류중일 감독은 소집 이후 2주간 도류구장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팀의 약점을 발빠르게 개선하지 못했다. 한국은 대회 전 가진 연습 경기에서 공격 침체를 보였다. 마지막 두 번의 평가전까지 부진은 이어졌다. 대만 군인 올스타에는 0-1로 패했고 대만 실업 올스타팀과는 2-2로 비겼다.

 

타격 컨디션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한국은 WBC 본선 세 경기에서 9득점에 그치며 팀 타율 2할3푼7리를 기록했다. 타격 침체의 숙제를 끝까지 풀지 못한 것이다. 류 감독은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

 

위기에서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린 것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더그아웃은 1라운드에서 조용했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격려하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주는 선수는 없었다.

 

이런 더그아웃 분위기는 경기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한국의 공격은 따로 놀았다. 개인은 열심히 뛰었지만 한국대표팀 전체로서의 공격은 보여주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는 결과보다 한국다운 경기를 보여주지 못한 채 2013 WBC를 마감했다는 것이 진한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