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과정이 좋아야 한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엔 욕심을 내서 우승하고 싶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주성이 통산 8번째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있다. 원주 DB는 전주 KCC,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최다 9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김주성이 있었기에 최고 구단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8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선수도 KCC 추승균 감독 밖에 없었다. 김주성은 2002~2003시즌 프로에 데뷔한 뒤 16시즌 중 절반을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선다.
다만, 챔피언과 인연이 다소 적다. 2003년과 2005년, 2008년에 우승한 뒤 2011년과 2012년, 2015년에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4년 준우승까지 더하면 지난 7회 중 3회 챔피언에 등극하고, 남은 4회에선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DB 이상범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4쿼터에 주로 기용했던 김주성의 투입 시기를 3쿼터까지 당길 의사를 내비쳤다. 이럴 경우 김주성의 출전시간은 정규리그보다 조금 더 늘어날 수 있다.
야구로 치면 9회에만 등장하던 마무리 투수가 7회나 8회부터 등판하는 것과 비슷하다.
역대 최고 뒷심이 강한 DB의 원동력인 김주성을 7일 오후 코트 훈련이 끝난 뒤 만나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심정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8번째이자 마지막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분은 어떤가요?
기분은 똑같다. 특별하지만, 마지막이라고 너무 의미를 부여하면 저도, 선수들도 부담을 가질 수 있다. 평소 생각처럼 선수들이 이번 챔프전을 통해서 성장하고, 큰 무대에서 뛰어봐서 내년에 더 잘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상범 감독님께서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김주성 선수의 출전시간을 좀 더 늘린 의사를 밝히셨습니다.
저는 감독님께서 좀 더 뛰라면 뛰는 거고, 뛰지 말라면 안 뛰는 거다(웃음). 그렇기 때문에 벤치에서 준비를 항상 하고 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느 정도까지 뛸 수 있나요?
솔직히 무릎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더 이상은 힘들다. 4쿼터 10분도 부담이지만, 필요하다면 더 뛸 수 있다. 대신 팀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할 걸 해야 한다.
챔피언결정전 경험이 많으신데, 최근 DB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에 그친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우승하려면 어떤 게 중요할까요?
제가 챔프전을 많이 했다고 경험이 풍부한 건 솔직히 아닌 거 같다(웃음). 변수가 많고, 경기가 잘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거다.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더 침착한 것일 뿐 베테랑답게 할 수 있는 건 없다. 제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우려했던 건 정규리그 막판 팀이 안 좋아서 팀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시작할 때 분위기를 되찾아서 제가 우려했던 걸 말끔히 씻어버렸다. 선수들이 부담보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커서 이게 기술적인 것보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이길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로드 벤슨과 김주성 선수에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의미있는 챔피언결정전입니다. 함께 은퇴하는 벤슨 선수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지금까지 너무 잘 해왔다.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와서 만족한다. 물론 우승하는 게 더 좋다. 욕심을 부려서 더 과하게 하는 것보다 우리가 해왔던 대로 남은 7경기에서 최선을 다 하면 된다. 지금까지 우리가 과정을 잘 밟아왔다. 결과에 연연치 않고 남은 경기도 과정을 잘 이루면 어떤 결과이든 우리에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거다.
이상범 감독님께서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서민수 선수가 폭발하길 기대한다고 하셨습니다. 김주성 선수가 서민수 선수와 야간훈련 등을 하며 성장에 도움을 주셨는데, 서민수 선수에게도 한 마디 부탁합니다.
정규리그부터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해왔다. 경기를 못 뛰는 것에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그걸 이겨내고 잘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미치면 좋다. 또 미칠 수도 있을 거다. (그래도) 지금이 아니라 미래에 더 나아질 수 있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주성 선수가 선수들에게 우승보다 (기량) 발전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있나요?
지금 현재도 되게 중요하다. 그런데 현재가 중요한 건 미래를 위해서다. 현재에서 안주한다든지 경기를 조금 뛴다고 정신적으로 자만하면 분명히 미래에도 영향을 많이 미친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좀 더 강조하는 게 현재에 충실하고,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내년, 내년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만 해주세요.
각오가 있겠나? 당연히 우승이다. 말로는 과정이 좋아야 한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엔 욕심을 내서 우승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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