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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FA→유일 미계약' 정훈에게 냉혹한 시장, 롯데 제시액 달라질까

라데츠(radetz) 2022. 1. 1. 18:44

 FA 시장이 개장할 때만 하더라도 알짜 매물로 평가 받았다. 꽤나 인기가 있을 법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인기는 차갑게 식었다. 정훈(35)은 올 겨울 FA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미계약 선수로 남았다.

1000억에 육박하는 역대급 FA 시장은 이제 폐장이 임박했다. 12월 말부터 대형 계약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활기를 띄었다. 결국 14명의 FA 선수들 가운데 13명이 모두 2021년 내에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내야수 정훈만이 해를 넘겨서도 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로 남게 됐다.

준수한 1루 수비력, 중견수도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능력, 뒤늦게 만개한 타격 생산력, 그리고 C등급 FA로 이적시 보상금은 1억5000만원에 불과한 정훈은 시장 초기만 하더라도 알짜 FA 매물이었다. 여러 팀들의 관심을 받는 듯 했다. 실제로도 접촉을 시도한 구단들이 더러 있었다는 후문. 그러나 대어급 선수들이 당연히 우선 순위였고 계약도 먼저 이뤄졌다. 올해 역대급으로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띄면서 일찌감치 시장에서 발을 빼는 구단들도 생겨났다. 여파는 정훈에게 닥쳤다. 정훈을 향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사그라들었다. 협상이 아닌 관심 수준에서 멈췄다. 정훈의 협상 창구는 원 소속 구단 롯데로 단일화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롯데와의 협상에도 진척이 없었다. 구단은 현재와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 성적을 산출해 선수의 가치를 매겼고 이를 바탕으로 오퍼 했지만 선수를 만족시킬 정도의 금액은 아니었다. 그 사이 롯데는 손아섭과 협상에서도 난항을 겪으면서 지역 라이벌 구단인 NC에 내줬다.

정훈은 꾸준히 롯데 잔류 의사를 피력했다. 구단도 매서워진 팬심과 마주하면서 정훈과의 협상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구단이 정훈의 가치를 이전과 달리 책정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수요자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매물의 가격이 올라가지만 현재 정훈을 향한 수요는 전무하다.

롯데는 “잔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무턱대고 선수 측 요구 수준을 맞추지는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경쟁이 붙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의 요구 수준에 맞춰 제시액을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스프링캠프 개시 시점이 다가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정훈에게는 불리한 협상이 진행될 것이 뻔하다. 냉혹하지만 현재 시장이 정훈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동안 운영팀장이 정훈 측과 협상에 임했다면 이제는 성민규 단장이 직접 협상 전면에 나서고 있다. 과연 롯데와 정훈의 협상은 어떤 국면으로 전개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