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KS] '나홀로 분투' 정근우, 지원 사격 필요하다

라데츠(radetz) 2012. 10. 27. 11:15

 

 

앞장 선 돌격대 분대장이 소총수 역할은 물론이고 바주카포까지 쐈다. 팀의 총 루타수 14개 중 7개가 그의 몫. ‘하면서 한다’라는 모기업 광고처럼 출루하면서 장타도 때려내는데 후방 지원 사격이 마땅치 않다. 2경기 팀 타율 1할6푼4리로 빈타에 그치며 2패로 몰린 SK 와이번스의 톱타자 정근우(30)에게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지원사격이다.

정근우는 지난 24~25일 원정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7타수 4안타(5할7푼1리) 1홈런 1타점 3득점으로 분전했다. 볼넷 1개까지 포함해 출루율은 6할2푼5리이며 장타율은 딱 1. 팀의 두 경기 총 루타수 14개 중 7개가 바로 정근우의 방망이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팀은 2경기 총 4득점에 그치며 각각 1-3, 3-8로 패하고 말았다. 1차전 선발 윤희상이 3실점으로 마운드를 끝까지 지켰으나 4회 이호준의 중전 적시타로 정근우가 홈을 밟은 것을 제외하면 적절한 득점타가 터지지 않았다. 2차전에서는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가 3회 난조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6실점했다.

이 과정에서 SK 코칭스태프는 제구난과 구위 저하에 허덕이던 마리오를 빨리 교체하지 못했고 결국 이는 최형우에게 우중월 쐐기 만루포를 내주는 결과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6회초 정근우가 상대 선발 장원삼으로부터 직접 추격의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으나 이미 곳간 다 털리고 난 후의 일이었다.

올 시즌 2할6푼6리에 그치며 6년 연속 3할타에 실패, 아쉬움을 비춘 정근우였으나 최근 들어 자신에게 잘 맞는 타격폼으로 회귀하며 고감도 타격을 보여주는 중이다. 시즌 동안 “손이 내려가고 테이크 백 동작이 커지면서 반응 속도도 느려졌다”라며 아쉬워했던 정근우는 다시 상대 투수들을 제대로 괴롭히는 타격을 통해 선봉장 노릇 그 이상을 해내고 있으나 2지난 2경기 SK 클린업트리오가 때려낸 안타 수는 단 세 개에 장타는 하나 뿐이었다. 그나마 장타 하나도 2차전에서 최정이 정근우가 출루하지 못했을 때 때려낸 좌중간 2루타다.

“제 가장 큰 몫은 출루니까요. 출루에 집중할 뿐입니다. 분위기는 괜찮아요. 삼성도 사실 시즌 때랑 크게 다를 바는 없고”. 올해 득녀의 기쁨과 함께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된 정근우는 “올해 셋째가 태어났다. 아들 둘의 출생년도에 계속 우승을 했으니 이번에도 우승을 해야 한다”라며 개구쟁이의 얼굴을 하고 아버지로서 부성애를 나타냈다. 개인적으로도 팀으로서도 절실한 정근우의 우승 목표지만 이미 상대가 2연승에 분위기까지 선점하며 5부 능선을 넘어서 쉽지 않다.

지난 2경기 동안 정말 “하면서 한다”를 보여준 정근우. 그러나 혼자만의 게릴라 전법으로는 상대를 이길 수 없다. 호쾌한 방망이질을 보여줘야 할 클린업 트리오의 지원 사격이 없다면 하면서 하는 정근우의 활약은 그저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