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KS] SK, 반격 키워드는 '가을 DNA'

라데츠(radetz) 2012. 10. 27. 11:22

 

 

3차전도 내주면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1, 2차전 모든 면에서 삼성에 밀린 SK가 다시 일어나려면 가을 DNA를 되찾아야 한다.

1차전 선발대결에서 한 끗 차이로 1-3으로 석패한 SK는 2차전은 마운드, 타격, 작전수행 능력, 벤치의 판단 등 모든 부분에서 삼성에 뒤지며 3-8로 완패했다.

1차찬에서 선발투수 윤희상이 완투하면서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소모한 투수진 회복에 성공했지만, 정작 2차전에선 선발투수 마리오가 3회에 승기를 내줘 박희수-정우람 필승조는 올려보지도 못했다. 삼성 좌완 선발투수 장원삼에 대비해 이재원을 4번 타자에 넣었으나 이재원은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회초 만루기회를 날려버렸으며 이제는 한 방 쳐줄 것으로 기대했던 ‘가을 사나이’ 박정권은 1, 2차전 7타수 무안타로 침묵 중이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SK 특유의 세밀한 야구, 즉 가을 DNA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전력에서 삼성이 우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SK는 지난 6년 동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면서 터득한 SK만의 저력이 있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도 3차전까지 1승 2패로 뒤졌지만 4차전에서 잡은 흐름을 놓지 않으며 2연승으로 재역전하며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뛰어난 수비와 높은 마운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으로 승리를 따냈던 SK의 모습이 한국시리즈에선 전혀 보이지 않는다.

SK는 1차전 7회초 1-2로 한 점 차 뒤진 상황에서 선두타자 박정권이 볼넷으로 출루, 동점기회를 잡았지만 김강민이 히트 앤드 런 사인에서 감행한 슬래시가 허무하게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삼성이 2차전 3회말 똑같은 상황에서 진갑용이 좌전안타를 쳐 무사 1, 2루를 만들고 이후 대량득점에 성공한 것을 돌아보면 작전수행 능력과 세밀함에 있어 삼성에 밀리고 있음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벤치의 투수교체 타이밍도 한 박자 늦었다. 1차전에서 투수진 전체를 아낀 만큼, 2차전부터 총력전이 가능했지만 3회말 제구난조와 구위난조를 동시에 보인 선발투수 마리오를 바꾸지 않아 타자일순 6실점했다. 마리오는 3회 진갑용에게 슬래시 좌전안타를 맞은 후 공이 가운데로 몰리고 변화구가 떨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리오는 6타자를 더 상대했고 결국 배영섭에게 2타점 2루타, 최형우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후에야 교체됐다.

SK 이만수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들어서기 전 “지난해보다 더욱 멋있고 재미있는 경기와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시리즈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이 크게 어긋나며 사실상 궁지에 몰려버렸다.

이 감독은 3차전 선발투수로 부시를 올린 것에 대해 “전투적이고 마음가짐이 된 선수다. 메이저리그 50승 경력이 헛된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채병룡을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1회부터 준비 시키겠다”며 마운드 총력전을 각오했다. 또한 2차전에서 변화를 줬던 라인업을 되돌려 최정-이호준-박정권의 클린업 트리오, 베테랑 박진만이 선발 유격수로 돌아올 것이라 밝혔고 박정권을 1루에 놓고 임훈을 새롭게 9번 타자겸 우익수에 배치시킨다고 했다.

31년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첫 3경기를 내주고 4연승으로 시리즈를 뒤집은 일은 전무하다. 그만큼 SK로서는 3차전 패배가 사실상 시즌 종료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마운드 총투입과 정예라인업으로 희귀를 계획한 SK. 가장 중요한 것은 3차전에서 가을 DNA를 회복해 특유의 세밀함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