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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스의 엄포, 류현진 계약에 악영향은 없을까

라데츠(radetz) 2012. 11. 12. 09:43

 

 

보라스의 엄포, 악영향은 없을까.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60)의 류현진(25) 몸값 올리기 작전이 시작됐다. 류현진에 2573만7737달러33센트라는 최고 입찰액을 써낸 LA 다저스와 연봉 협상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보라스는 지난 11일(한국시간)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지금 즉시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최소 3선발급으로 준비된 선수다. 육성 프로젝트가 아니다"라며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할 경우 내년 포스팅 또는 내후년 FA 후 도전 가능성도 시사했다. 

보라스의 엄포는 협상 테이블 이전 주도권을 잡는 선점 효과가 있다. 다저스는 류현진에게 어마어마한 금액의 포스팅 비용을 투자했고 그만큼 그에 대한 가치 인정하고 있다.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은 "류현진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2013년 이후 우리팀을 향상시킬 수 있는 옵션"이라고 큰 기대를 걸었다. 보라스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24년 묵은 월드시리즈 우승에 혈안이 되어있는 다저스가 오히려 쫓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보라스의 엄포가 협상 테이블에서도 줄곧 이어진다면 오히려 계약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 2006년 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보스턴 레드삭스행도 보라스의 작품이었는데 입찰액 5111만1111달러와 연봉 총액 6년 5200만 달러로 총액 1억 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이었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총액 1억 달러는 넘긴 건 당연히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 계약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마터면 계약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었다. 당시 보라스는 마쓰자카의 순수 연봉 총액으로 1억 달러 이상을 요구했지만 보스턴은 한 발의 물러섬이 없었다. 보라스가 마쓰자카의 일본 복귀 언급하는 등 압박 공세를 늦추지 않자 래리 루키노 사장과 테오 엡스타인 단장이 직접 LA에 위치한 보라스 사무실까지 찾아 최후의 협상을 벌였다. 보스턴의 제시액은 보라스의 요구액에 절반밖에 되지 않은 5200만 달러였다. 

마감 시한을 눈앞에 두고 9시간이 넘는 협상에서도 결론이 도출되지 않아 협상은 결렬 직전으로 갔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꿈이 원대한 마쓰자카가 오히려 보라스를 설득, 보스턴의 제시액에 도장을 찍고 극적으로 타결했다. 결국 고객 설득에 두 손을 든 보라스였지만, 그의 엄포와 강성 일변도에 마쓰자카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번 류현진 협상도 만만치 않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마쓰자카 때처럼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면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며 압박했다. 그러나 다저스도 내년 연봉 총액이 2억 달러를 넘을게 유력한데 그 중 6명의 선발투수들에게만 6400만 달러가 들어가있다. 류현진의 연봉까지 포함하면 포화 상태에 이른다. 제 아무리 다저스가 공격적인 투자로 돈을 아낌없이 쓴다고 하지만 최소한의 기준선이 있을 것이다. 경우는 다르지만 2010년 이와쿠마 히사시도 1910만 달러의 포스팅 비용을 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계약이 불발된 바 있다. 

과연 보라스의 완강한 협상 능력이 류현진의 연봉 계약에 긍정적인 영향만 미칠까. 류현진은 오는 14일 보라스의 사무실이 있는 LA로 출국한다. 그는 이미 일전에 "돈을 많이 받으면 좋겠지만 크게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