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LG 감독(오른쪽)이 홈런 치고 돌아오는 정성훈을 특유의 검지 세리머니로 맞아주는 모습
“돈 생각을 했다면 LG를 떠났을 것이다.”
LG가 가장 먼저 소속팀 FA 선수들과 계약에 성공했다. LG는 12일 FA 이진영, 정성훈과 각각 4년간 옵션 포함, 총액 최대 34억원에 계약 했다고 공식발표했다.
단순히 소속 선수를 빼앗기지 않은 수준이 아니다. 올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꼽히는 두 명과 단박 계약에 성공했다. 오래 전부터 공을 들인 결과이기도 하지만 선수들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 결정적 이유가 됐다.
정성훈은 “감독님과 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앞세웠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이진영은 물론이고 그를 노리는 팀들이 적지 않았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정성훈은 주전 3루수로서 공수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LG에 있던 4년 중 2010년을 제외하고 세 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3할 타율도 두 차례(2009, 2012년)나 달성했다.
결혼도 해야 하는 선수인데다 4년 전 FA 계약때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4년 24억원)에 계약한 전력도 있다.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회라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정성훈은 의리를 택했다. LG에 남아 갚아야 할 것이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 중심엔 김기태 감독이 있었다. 김 감독의 진심이 선수들에게 전달된 덕에 전력누출을 막을 수 있었다.
정성훈은 “감독님은 학창시절 때 부터 우상이었다. 그런 우상들 중엔 지도자가 되며 변하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달랐다”며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선수들을 이끄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말과 행동이 이처럼 일치하는 지도자는 처음 본다. 우리가 야구를 못한 탓에 그런 감독님이 힘들게 했다는 점에서 마음이 무거웠다. 팀에 남아 꼭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진영이나 나나 LG에서의 4년 동안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마음을 품기 쉽지 않았다.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힘이 되고 싶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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