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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욱까지 잡은 LG, FA시장 ‘우등생’ 등극

라데츠(radetz) 2012. 11. 17. 11:52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유난히 성적이 좋지 않았던 LG가 이번에는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중간고사까지만 놓고 보면 그럴 가능성이 엿보인다.

LG는 17일 삼성과의 우선협상에 실패한 정현욱(34)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4년 동안 총액 28억6000만 원에 합의했다. 2012년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정현욱은 16일 오후까지 원소속구단 삼성과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시장에 나왔고 17일 전격적으로 LG 입단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로써 LG는 올 시즌 FA 시장에서 도드라지는 성적표를 남겼다. 적어도 현 시점까지는 그렇다. LG는 지난 12일 소속 선수로 FA 자격을 얻은 이진영(32) 정성훈(32)을 눌러 앉혔다. 각각 4년 총액 34억 원의 금액을 제시해 일찌감치 도장을 이끌어냈다. 두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였다. 과열 조짐을 보인 올해 FA 시장을 감안하면 비교적 합리적인 금액이기도 했다.

두 선수는 이번 FA 시장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시장에 나올 경우 달려들 팀들이 꽤 많았다. 그러나 LG는 발 빠른 행보로 다른 팀들에 일말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팀 내부의 불필요한 동요를 막았다는 점에서도 부수적인 효과를 얻었다.

당초 LG는 두 선수의 재계약만으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느긋하게 FA 시장을 바라볼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LG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또 움직였다. 목표는 정현욱이었다.

LG는 김기태 감독의 요청에 따라 내부에서 정현욱 영입을 준비했다. 그리고 정현욱이 삼성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곧바로 백순길 단장이 대구로 내려가 정현욱을 만난 끝에 마음을 사로잡았다. 역시 다른 구단보다 속도가 빨랐다.

정현욱은 리그 정상급 우완 계투요원이다. 지난 2008년부터는 5년 연속 50경기 이상에 등판하며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하다. 스스로도 몸 상태에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또한 탁월한 리더십도 갖춰 LG 투수진에 무형적인 효과까지 가져다 줄 수 있는 적임자로 손꼽힌다.

정현욱이 자신의 몫을 한다면 LG 불펜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지난해를 통해 한층 성장한 유원상, 마무리로 자리 잡은 봉중근과 더불어 필승조의 모양새가 나온다. 유원상에 걸려 있는 부하도 완화될 수 있다. 그간 FA 영입에서 항상 손해만 봤던 LG가 팀의 'FA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