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스 '오빠 므찌나'
[3라운드 준결승] 푸에르토리코 3-1
일본
W :
산티아고(1-0 0.00) L : 마에다(0-1 1.80) S : 카브레라(1/0 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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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WBC대회 준결승 첫 경기는, 오 사다하루(왕정치)와 올랜도 세페다의 시구와 포구로 시작됐다. 일본 선발로 출격한 마에다 켄타는, 첫 타자 파간을 유격수 땅볼로 잘 처리했다. 하지만 팔루와 벨트란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고, 아빌레스에게 중전안타를 맞음으로써 이번 대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0-1). 반면 푸에르토리코는 마리오 산티아고가 1회 말 세 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간단히 잡아냈다. 푸에르토리코는 2회 초에도 주자가 출루했다(리베라 안타). 그러나 이번에는 번트-런앤히트(3루수 직선타) 작전이 실패하면서 마에다를 흔들지 못했다.
푸에르토리코는 3회에도 또 다시 런앤히트 작전이 실패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던 상황. 그럼에도 선발 산티아고는 아랑곳하지 않고 첫 '3.1이닝을 퍼펙트'로 돌려세웠다. 일본은 10타자가 연속해서 범타로 물러난 후, 이번 대회 팀 내 가장 타격감이 좋은 이바타(14타수8안타 .571)가 첫 안타를 때려냈다. 이바타는 2사 후 2루까지 밟았지만, 후속타자 아베가 1루 땅볼로 힘없이 물러났다. 빠르게 선취점을 올린 푸에르토리코도 도망가지 못했다. 오히려 각 종 작전이 실패하면서 초반에 무너질 수 있었던 마에다를 도와줬다.
위태한 리드를 이어가던 푸에르토리코는 5회 말에 변수가 발생했다. 호투를 선보이던 산티아고가 1사 후 주자를 2루에 둔 채 부상으로 교체된 것. 다행히 푸에르토리코는 바뀐 투수 데라토레가 첫 타자 볼넷 이후 두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푸에르토리코는 6회 2사 후 '누구보다 AT&T파크를 잘 알고 있는' 파간이 무리한 수비를 범하며 우치카와를 3루에 보냈다. 아베의 타석이 돌아온 일본으로선 2사 후지만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 그러나 좌타자 아베는 자신을 상대하기 위해 올라온 좌투수 시데뇨의 커브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일본이 좋은 기회를 연이어 놓치자, 푸에르토리코가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7회 초 무사 1루에서 리오스가 투런홈런을 쏘아올린 것(3-0). 결정적 한 방을 허용한 일본은, 8회 초 1사 만루라는 큰 고비를 실점하지 않고 넘어갔다. 그리고 8회 말 이바타의 적시타가 나와 드디어 '0의 행진'을 끊어냈다. 이어서 우치카와의 안타로 1사 1,2루 기회가 계속된 상황. 하지만 이후 더블스틸을 인지하지 못한 주루사가 나왔고, 아베가 2루 땅볼로 물러나 더 이상의 추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본은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도 주자를 보냈지만, 득점과는 무관했다. 패자부활전에서 올라온 푸에르토리코는, '우승 후보' 일본을 꺾으면서 기세를 더욱 높였다. 반면, 일본의 3연속 캘리포니아 드림(샌디에이고, LA)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대회 철저히 언더독으로 평가받았던 푸에르토리코는 WBC 사상 첫 결승전 진출. 2006년, 2009년 대회에서는 모두 1라운드 전승을 기록하고도 번번이 2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 굉장히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에드윈 로드리게스 감독은 경기 전, "우리는 불리할 때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여기까지 진출한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 1할대 타율(.136)에 머물렀던 리오스는 귀중한 홈런을 터뜨렸다(4타수2안타1홈런 2타점). 화이트삭스에서 활약 중인 리오스는 2011년 최악의 부진(.227 .265 .348)을 겪은 뒤, 지난 해 타격폼 수정을 거쳐 부활에 성공했다(.304.334 .516). 푸에르토리코의 또 다른 수훈선수는 바로 포수 야디어 몰리나. 지난 1위 결정전에서 휴식을 취했던 몰리나는, 오늘 타석에서 4타수무안타에 그쳤지만, 탁월한 투수리드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베이스볼아메리카'는 경기 전 "설령 몰리나가 타석에서 20타수무안타에 그치더라도, 홈플레이트 뒤 그의 존재만으로 타격 부진을 상쇄할 것이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2경기에서 10이닝 무실점(중국, 네덜란드)을 이어왔던 마에다는 5이닝 3K 1실점 4안타 2볼넷(80구). 기록 상 좋은 투구를 보였지만, 앞선 두 경기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푸에르토리코 타선에 '이닝 연장'을 도움 받았다. 일본 벤치는 마에다가 1회부터 흔들리자, 불펜투수들의 몸을 풀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마에다와 선발대결을 펼친 산티아고는 4.1이닝 2K 무실점(2안타 1볼넷)의 깜짝 호투(61구). 5회 갑작스런 오른 팔뚝 부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오히려 마에다보다 더 안정된 투구를 펼쳤다. 우리에게 마리오로 더 익숙한 산티아고는, 지난 시즌 SK에서 6승3패 3.40(18경기)을 기록한 바 있다. 올 시즌에는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푸에르토리코 선발진 투구
내용(2R 이후)
마리오 : 4.1이닝 3실점 -
미국전
알바라도 : 4.1이닝 3실점 2자책 -
이탈리아전
피게로아 : 6.0이닝 무실점 -
미국전
로먼 : 5.0이닝 1실점 -
도미니카전
마리오 : 4.1이닝 무실점 -
일본전
*2라운드 도쿄돔에서 15장타(8홈런, 2루타7)를 포함해 30득점을 집중시켰던 일본은 급격히 타격감이 식어버린 상황(득점권 6타수1안타). 샌프란시스코, 컵스와 가진 두 차례 평가전(샌프란시스코 6-3 승/컵스 5-7 패)에서는 좋은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정작 오늘 경기는 단순히 공을 맞추는 데 급급했다. 특히 4번타자로 출전한 아베는 4타수무안타의 침묵. 세 차례 득점권 상황에서도 전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이로써 2006년, 2009년에 이어 대회 3연패를 향해 질주했던 일본의 행보는 4강에서 멈췄다. 또한 일본의 탈락으로 인해, 이번 결승전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팀들의 대결로 이루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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