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김구라가 필요한 '라디오스타'

라데츠(radetz) 2012. 12. 13. 23:14

 

이성재의 부친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김구라의 공백이 느껴진 '라디오스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그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MBC '라디오스타'의 MC들이 김구라를 애타게 찾았다. '독한' 질문이 필요한 순간에 머뭇거리고 있는 서로를 바라보며 김구라의 빈자리를 절실하게 느꼈다.

'라디오스타' MC들은 12일 방송에서 이성재를 게스트로 초대하고 대기업 S사의 사장을 지냈던 부친의 얘기를 꺼냈다. MC들이 "굴지의 재벌 계열사 사장이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라고 질문을 던지자, 이성재는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서 사장까지 지내셨다. 벌써 20년 전 일이다"라고 소문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은 나한테 '엄친아'라고 하는 얘기가 계속 나온다. 하지만 난 잘 모르겠고 그렇게까지는 아니다. 성이 같긴 하지만 S사 회장과 전혀 혈연 관련도 없고 S그룹 광고를 찍은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자극적인 대화를 선호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재벌, 사장 등의 키워드는 그야말로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러나 이성재와 부친에 대한 대화는 그대로 끝났다. 네 명의 MC들은 망설이다가 후속 질문을 이어가지 못하고 한숨만 내쉬었다. 그러자 윤종신은 "아 이럴 때 확 비집고 못 들어가겠다. 그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라며 하차한 김구라를 그러워했다. 옆에 있던 유세윤도 "지금 전화 연결이라도 할까요?"라면서 '돈' 질문에 강한 김구라의 공백을 안타까워했다.

김구라는 2007년부터 '라디오스타'의 터줏대감으로 있으면서 과감한 질문을 통해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사랑받아왔다. 게스트를 향한 공격은 아슬아슬하게 방송용 수위를 지킬 정도로 강하면서도 적재적소에 웃음코드를 집어 넣어 지금의 '라디오스타'를 있게한 장본인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과거 인터넷 방송 시절 막말 논란이 크게 회자되면서 자진 하차 선언을 했다. 결국 5월 9일 방송을 끝으로 김구라는 '라디오스타'에서 발을 뺐고, 이후부터 7개월간 '라디오스타'는 윤종신, 김국진, 유세윤, 규현 등 4인 MC체제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김구라는 5개월 만에 방송활동을 재개했다. 그러나 tvN의 '화성인 바이러스', '택시' 등에만 자리가 허락됐다. MBC는 강호동의 복귀는 허락했지만 김구라에 대해선 여전히 어렵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청자게시판을 넘어 방송에서 MC들조차 김구라를 향한 그리운 마음을 쏟아내는 때가 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