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내내 좋은 활약을 한 레이에스
[3라운드 결승] 푸에르토리코 0-3 도미니카
W : 데두노(1-0 0.00) L : 알바라도(0-1 18.00) S : 로드니(2/0 0.00)
이번 대회에서만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치는 두 팀. 푸에르토리코는 1회 초 선두타자 파간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파간은 팔루의 투수 땅볼 때 2루를 밟았지만, 벨트란-몰리나가 삼진으로 물러남으로써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에 있는 푸에르토리코는 선취점이 필요했던 상황. 그러나 도미니카의 방망이가 1회부터 매섭게 돌아갔다. 도미니카는 레이에스가 우측 담장을 맞추는 2루타를 때려냈다. 희생번트 후 카노가 고의사구로 걸어나간 도미니카는, 엔카나시온이 이번 대회 첫 장타(2루타)를 터뜨려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였다(0-2).
1회부터 2실점하자 푸에르토리코는 곧바로 불펜진을 가동시켰다. 2회에 올라온 부르고스는 산타나-시에라-데아자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푸에르토리코로선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셈. 하지만 오늘 도미니카 선발로 등판한 사무엘 데두노가 견고한 투구를 선보였다. 데두노는 3회 2사 후 주자를 3루까지 보냈지만, 팔루가 친 투수 강습타구를 멋지게 처리했다.
데두노의 최대 위기는 5회 초에 찾아왔다(점점 쏟아지는 비도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했다). 선두타자 리오스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그는, 폭투로 주자를 득점권까지 보냈다. '더 캐치'가 떠오르는 데아자의 호수비가 연출됐지만, 데두노는 펠리시아노를 볼넷으로 보내는 등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타석에는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낸 파간이 들어섰다. 첫 두 공을 볼로 던진 데두노는, 자신의 최대 무기 커브를 앞세워 파간의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푸에르토리코는 2회부터 올라온 부르고스가 도미니카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5회 말 팔루의 아쉬운 판단에서 비롯되어 실점 위기에 놓였고, 아이바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필승 불펜조'를 갖춘 도미니카로선 확실한 점수를 뽑아낸 것. 푸에르토리코는 도미니카 불펜진을 상대로도 계속해서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다. 문제는 이들을 홈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한 방이 부족했다는 것. 도텔(1이닝 무실점)-스트롭(1이닝 무실점)-카시야(1이닝 무실점)에게 가로막힌 푸에르토리코는, 9회 초 선두타자 아빌레스가 3루수 실책으로 또 다시 출루했지만, 끝내 로드니를 상대로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푸홀스, 쿠에토, 바티스타, 벨트레 등이 불참했지만, 도미니카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회 역사 상 최초로 전 경기 우승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강 전력임을 입증했다. 당초 선발진이 약하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볼케스(3경기 4.35), 완디 로드리게스(2경기 0.96), 데두노(3경기 0.69)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이들 중 오늘 경기 선발로 나온 데두노는 5이닝 5K 무실점(2안타 3볼넷)의 역투(76구). 올 시즌 선발 전력이 약한 미네소타의 또 다른 옵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도미니카는 승리를 완벽하게 지켜줄 수 있는 불펜진이 있었다. 도미니카 불펜진은 무려 '25.1이닝'을 연속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대회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전승 우승 이루어낸 도미니카
1라운드 : 베네수엘라 3-9 도미니카 [승]
1라운드 : 도미니카 6-3 스페인 [승]
1라운드 : 도미니카 4-2 푸에르토리코 [승]
2라운드 : 이탈리아 4-5 도미니카 [승]
2라운드 : 도미니카 3-1 미국 [승]
2라운드 : 푸에르토리코 0-2 도미니카 [승]
3라운드 : 네덜란드 1-4 도미니카 [승]
3라운드 : 푸에르토리코 0-3 도미니카 [승]
도미니카 불펜의 주역
에레라 : 3경기 1홀드 4.1이닝 3K 무실점
도텔 : 4경기 2홀드 4.2이닝 3K 무실점
스트롭 : 6경기 3승 6.2이닝 7K 무실점
카시야 : 5경기 4홀드 5.0이닝 3K 무실점
로드니 : 8경기 8세이브 7.1이닝 8K 무실점
*'캐리비언시리즈의 압축판'이라고 불린 결승전은, 어제부터 예보되었던 비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현지에서는 계속해서 경기를 강행하는 것을 두고 "무모하다"는 비난도 했다('LA타임스'의 빌 샤이킨은 "카노가 젖은 그라운드에 서 있는 모습을 할 스타인브레너가 본다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그 가운데 돋보인 선수는 2번타순에 배치된 아이바였다. 3타수2안타 1타점을 올린 아이바는, 1회 말 이번 대회에서 실패가 더 많았던 희생번트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오늘 경기 전까지 29타수15안타(.517)를 터뜨린 카노는, 오늘 무안타에 그쳤지만 고의사구 하나를 얻어냈다. 카노는 경기 후 대회 MVP에 선정됐다(1회/2회 MVP 마쓰자카). 한편, 3회 펠리시아노의 안타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던 핸리 라미레스는,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해 미겔 테하다와 교체됐다.
*준우승을 차지한 에드윈 로드리게스 감독은 "우리가 이룬 성과에 만족한다"는 소감. 다만 오늘 득점권에서 10타수무안타로 그친 것은 아쉬웠다. 중심타선을 형성한 벨트란(3타수무안타)과 몰리나(4타수무안타)는 여전히 침묵. 벨트란은 대회 1할대 타율(.188)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푸에르토리코는 '제2의 피게로아'를 기대했던 선발 지안카를로 알바라도가 1이닝 0K 2실점(2안타 1볼넷)으로 빠르게 물러났다(22구). 오히려 두 번째 투수로 나온 부르고스가 4.2이닝 5K 1실점(5안타 1볼넷)의 호투를 펼쳤다(73구). 많은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오늘 AT&T파크는 3만5703명의 관중들이 발걸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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