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시절의 잭 그레인키
투수 FA 최대어 잭 그레인키의 행선지가 오랜 진통 끝에 LA 다저스로 결정됐다.
9일(이하 한국시간) CBS 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그레인키와 다저스가 6년간 1억 4천7백만 달러(연 평균 2,450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트레이드 거부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당초 다저스행이 유력했던 그레인키는, 자신의 집인 플로리다에서 보다 가깝고 주 정부 세금이 없는 텍사스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전해졌었다. 1억 4천7백만 달러는 사바시아에 이어 투수 역대 2위 규모의 계약이며, 맷 케인의 1억 2,750만달러를 뛰어넘는 우완투수 최고 계약에 해당된다.
그레인키는 2002년 드래프트 1라운드 6번픽으로 캔자스시티에 지명됐다. 2년 만에 마이너리그를 졸업하고 2004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그레인키는, 첫 해 8승 11패를 시작으로 올 시즌까지 통산 91승 78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고교졸업 후 입단 당시 ‘대학선수에 버금가는 완성형 고교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레인키는, 5승 17패를 기록했던 2005시즌을 마치고 ‘우울증’과 사회적 평가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되는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이에 투수를 그만두고 타자 전향을 고려하기도 했던 그는, 2006년의 대부분을 DL과 마이너리그에서 보냈고 2007년엔 팀의 에이스를 보호하기 위한 캔자스시티의 결정으로 주로 중간계투로만 활약하기도 했다.
2008년 선발로 13승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한 그레인키는, 2009시즌엔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229.1이닝을 던지는 동안 241개의 삼진을 잡아내는등 16승 8패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하며 생애 첫 올스타와 사이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 그레인키는 205의 조정평균자책점(ERA+)을 기록했는데, 2000년 이후 단일 시즌에서 그보다 높은 조정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페드로 마르티네즈(2000년 291, 2003년 211)와 로저 클레멘스(2005년 226) 뿐이다.
2010시즌을 마치고 밀워키로 트레이드 된 그레인키는, 지난해 16승에 이어 시즌 중반 LA 에인절스로 팀을 옮긴 올 시즌도 15승을 기록하는등 최근 5시즌 연속 두자리수 승수를 올리고 있으며, 최근 4년간 3번이나 15승-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하기도 했다.
스물아홉의 젊은 나이라는 점 이외에도 그레인키의 가장 큰 장점중의 하나는 그의 견고한 내구성에 있다. 2006년 공황장애로 60일짜리 DL에 등재된 걸 제외하면 그레인키가 부상으로 DL에 오른 적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농구를 하다 갈비뼈에 금이 간 적 뿐이며, 수술 전력은 2010 시즌을 앞두고 두 개의 치아를 뽑아낸 발치수술이 전부다. 물론 ‘포스트시즌 컨텐더’가 아닌 ‘월드시리즈 컨텐더’를 노리는 다저스에서 그레인키의 공황장애 전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지만, 타자에게 유리한 밀러파크를 홈구장으로 썼음에도 최근 2년간 홈에서 대단히 강한 모습을 보인바 있는 그레인키의 다저스타디움에서의 모습은 더욱 기대를 걸어볼 만한 상황이다.
최근 2년간 밀러파크: 15승 무패 2.93
이적 후 엔젤 스타디움: 4승 2패 3.45
통산 다저스타디움: 1경기 6이닝 1실점 승리투수
그레인키의 다저스 입단이 확정됨에 따라 국내 팬들에겐 최종 협상시한이 채 하루도 남지 않은 류현진의 행보에 더욱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그레인키의 영입으로 내년시즌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은 커쇼-그레인키-베켓-빌링슬리의 4선발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이날 CBS 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다저스와 류현진 측의 입장이 아직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전한 상황이다.
현재 다저스는 카푸아노-하랑-릴리의 선발자원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푸아노와 하랑은 다저스가 일찌감치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상황으로 지난 9월 어깨 수술을 받은 테드 릴리는, 지난 달 초부터 재활을 위한 피칭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스프링캠프 복귀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날 다저스가 그레인키 외에 선발 투수 추가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류현진의 계약 여부는 협상 마감시한인 내일 오전 7시까지 가서야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로서 내년시즌 양키스를 제치고 연봉총액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다저스는, 지난 8월 블록버스터 딜과 잭 그레인키의 영입으로 ‘월드시리즈 우승‘만이 지금까지의 선수영입을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2번의 우승을 차지한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와 대비되면서, 1988년 우승이후 24년간의 목마름이 더욱 극에 달한 다저스의 공격적인 행보가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레인키 계약 세부내용
2013년: 2,900만 달러(1,200만 사이닝 보너스 포함)
2014년: 2,400만 달러
2015년: 2,300만 달러
2016년: 2,400만 달러
2017년: 2,300만 달러
2018년: 2,40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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